2012.06.18 09:26

홀수 문화

조회 수 1275 댓글 4

 

홀수 문화

 

시 낭송을 하던 중 어느 교수가 3 이라는

숫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 평소에  홀수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퍼뜩 스치는 것이 있어 학술적인 분석 보다는

우리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내린 홀수 문화에 대하여 느낀 것을 몇 자 적어 본다  

3 이라는 숫자 뿐 만 아니라 1.3.5.7.9 모두가

우리 생활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홀 수다

 

우리의 생활 관습을 가만이 들여다 보면 우리는 홀수 생활권에서 살고 있다고 하겠다.

우선 국경일 이라든가 명절이 모두 홀수다. 게다가 절기가 거의 홀수 날에 들어있다

설날과 추석이 그렇고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이

그렇고 음력이든 양력이든 모든 절기가 대부분 홀수 날에 들어 있다

정월 대보름 삼진 날. 단오. 칠석. 백중이 그렇다

생활 속에서 찾아 보면 3 일이 갖는 의미는 다양하다

 

사람이 죽으면 3 일장을 치른다든가 아니면 5 일장을 치르는 것이 보통이지 4 일장은 없다.

애기를 낳아서 금줄을 쳐도 삼칠일 동안 출입을 금한다고 했다. 즉, 스무 하루다

봉투에 돈을 넣어도 우리 서민들은 두 자리 수가 아닌 이상 3 만 원

아니면 5 만원을 넣었지 4 만원이라든가 6 만 원짜리 기부 촌지는 보기 힘들다.

이렇듯 3 이라는 숫자가 축을 이루는 것 같다.

심지어 옛날에는 역적을 몰아 낼 때 3 족을 멸한다고 했다.

춥고 긴긴 겨울을 三冬이라 했고

무더운 여름을 지나려면 삼복三伏 을 넘어야 한다.

 

무리를 일컬어 삼삼 오오 라했고

색깔을 이야기할 때도 삼원색이 근원이다

상고上古 시대에 우리나라 땅을 마련 해 준 삼신三神이 있다 하여 생명 줄로 섬긴다.

삼재三災가 있는가 하면 또 삼재三才가 있다 

현대에는 시위문화에서  삼보일배三步 一拜라는 것이 생겼다.

가까운 이웃을 일컬어 삼 이웃이라는 좋은 표현이 있는가 하면

잘하면 술이 석 잔 못 하면 뺨이 석대도 있고  

경기를 해도 5 판 3 승제를 하며 만세를 불러도 삼창을 했다.

불교에서는 하늘 땅 사람을 이르러 삼계三界라 했고

천주교에서는 성신을 삼위三位라고 했다

짝 수는 죽은자의 숫자란 말이 있고 홀 수는 산 사람의 숫자란 말이 있다.

그래서 제사 때는 절을 두 번 하지만 산 사람에겐 절을 한 번만하면 된다.

삼 박자가 맞아 떨어져야만 목적한 것이 이루어진다는 논리는 생활 속 곳곳에 있다. 

이렇듯 3을 축으로 하여 표현하는 우리말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면 우리민족은 왜 홀수를 선호하게 된 것일까

어쩌면 짝지어지는 것을 은연중에 밀쳐내고 살았는지 모른다

. 딱 맞아 떨어지는 것

아귀가 척척 맞아 떨어지기 보다는 좀 더 넉넉한 생활 습성에서 기인 된 것은 아닐까

때문에 셋 넷 쯤을 말하는 것마저 서너 개 라고 했다.

셋 이라는 표현보다는 같은 숫자이면서도 훨씬 더 넉넉해 보인다.

그 위에 한 개쯤 더 얹으면 더욱 좋고 한 개쯤 빠져도 아무 유감이 없는 표현이다

아마 덤 문화도 여기에서 기인된 것 아닐까

 

정부에서 아무리 정찰제를 권장해도 뿌리깊은 덤 문화는

값을 깎고 실갱이하는 것에서 실거래 값이 멕여진다.

그런 습관이 비록 저울에 근을 달아서 팔더라도

한 주먹 더 얹어 주어야만 서운치가 않지 그렇지 않으면 야박하다고 한다.

시조문학에서 종장 첫 말이 3 이어야 한다는 이론도

시조 전체를 확고하게 받치고 있는 축의 역할이라 하겠다.

 

홀수를 좋아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3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은 확실히 넉넉함을 생활의 근본으로 삼고 있으며

그것은 어쩌면 徳과 仁의 사상에서 유래된 것이리라. 

 

  • 임성혁(240) 2012.06.18 10:28
    좋은글. 캄사. 감사. 좋은 하루되삼.ㅎㅎㅎ
  • 심재철(434) 2012.06.18 10:55
    참 재미있는 우리 생활속의 숫자 입니다.....
    우리민족만 그런가요? 정말로 3을 좋아 하는 민족 인 것 같습니다.
  • 김상준(398) 2012.06.21 08:48
    정말 신기 합니다.
  • 지양훈(398) 2012.06.25 14:35
    언제 이런 연구를 딸도없고 심심하니 이번기회에 박사학위를 준비하심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23 춥읍니다. 1 정복석 2012.02.18 895
2022 홈피 보완 및 수정 진행과정 보여드립니다 7 김부호 2012.02.07 1687
2021 촬영공지 2 서성광 2012.02.04 1368
2020 설날을 맞이하여. 3 정복석 2012.01.22 777
2019 해병대 골프 동호회 사무실 인테리어 수리중^^ 6 오충균 2012.01.17 1650
2018 베너 (광고 )건입니다,,, 2 김부호 2012.01.17 1708
2017 동호회 약력을 작성하며~~~ 9 이선해 2012.01.16 1739
2016 집행부 회의 내용 12 김부호 2012.01.12 1375
2015 제 3 탄 6 김강덕 2012.01.10 1447
2014 집행부 임시회의 10 김부호 2012.01.09 677
2013 입영전...제 2 탄 8 김강덕 2012.01.05 1095
2012 집행부의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7 김상준 2012.01.04 659
2011 남편들만 보는글 ♡ 10 김인규 2012.01.04 511
2010 회칙 개정 및 회원 정리에 대하여....... 7 방주환 2012.01.04 1198
2009 영남이 글 읽고서 생각나서 장편의 글을 올려 봅니다.^^ 제 1 탄 8 김강덕 2012.01.03 829
2008 2011년도 회비 미납 현황 14 김부호(413) 2012.01.03 1829
2007 가짜 해병대!!!!! 8 소영남 2012.01.03 1482
2006 5년차 그리고 외~~회칙수정관련~~~꼭 읽어보세요 16 김부호(413) 2012.01.03 1983
2005 새해 복많이....... 20 방주환 2012.01.01 780
2004 파이팅 9 정복석 2012.01.01 168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2 Next
/ 10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