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1143107332.jpg 김택수 KDB대우증권 탁구팀 감독

김택수(41·사진) KDB대우증권 탁구팀 감독은 손재주 하나는 뛰어나다. 라켓 하나로 '녹색테이블의 황제'에 섰듯, 가끔 잡는 골프채로도 여러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재주를 가졌다.

 

그는 10대 때 당구장에 딱 세 번 간 다음 '150'을 쳤고, 골프친 지 2년 만에 이븐파를 쳤다. 그만큼 손 감각이 뛰어났다. 공인핸디캡 6인 김 감독은 '싱글'한 번 못쳐 보고 곧바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그래서 그에겐 아직 '싱글 패'가 없다. '이븐 패'를 먼저 받은 탓이다. 1999년 봄 현역시절 연습이 없는 날이었다. 충북 충주의 남강골프장(현 시그너스골프장)에서 배구선수 출신의 노진수 감독과 현정화 감독의 남편 김성만씨 등과의 라운드에서 전반에 2언더파를 쳤고, 후반에 2오버파를 쳐 72타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그날은 치는 족족 핀에 붙었고, 18개 홀 중 16개 홀에서 파 온을 시켜 그나마 퍼트가 안 돼서 이븐파를 쳤다"고 기억했다.

그의 골프입문은 1997년으로 구력만 15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골프장을 찾은 횟수는 적은 편이다. 당시 세계적인 탁구 선수인 발트너나 페르손 선수들이 쉬는 날에는 취미 활동으로 골프장엘 다니는 걸 보면서 스스로 골프를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골프 실력이 급격히 는 것은 1998년 프랑스 프로리그를 뛰면서부터다. 그는 노르망디의 캉(Caen) 지역에서 프로선수로 8개월 동안 활동했다. 한국과는 달리 선수들은 개인훈련이 많았고, 경기가 없는 날이면 쉬는 날이 많았다. 팀 동료들과 자연스레 필드를 찾았다. 그린피 2만∼3만원 정도면 골프를 칠 수 있어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할 때보다 훨씬 돈이 절약(?)됐다. 또 "여기서 아니면 언제 골프를 배우겠냐 싶어 열심히 쳤고 타고난 운동신경 덕에 실력이 부쩍 늘었다.

사실 그의 첫 라운드는 19997년 골프채를 잡은 지 몇 달 안 돼서였다. 부모님이 계시는 본가(광주)에 들렀다가 사업을 하는 둘째 형이 인근의 클럽 900골프장에 예약해 놓아 함께 갔다. 그는 첫 라운드 1번홀(파4)에서 2온 2퍼트로 파를 잡아냈다. 동반자들이 "진짜 머리 얹는 사람 맞느냐"고 놀랐다. 그러나 이후 몇개의 파를 더 잡아냈지만 이후 더블 보기와 트리플 보기가 잇따라 결국 '초보 골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이날 '멀리건' 하나 없고, '노 터치' 플레이로 103타를 기록했다.

4형제중 둘째인 그는 10년 전 설연휴 때 전남 무안골프장에서 4형제가 골프대결을 펼쳤다. 4형제 모두 각기 다른 곳에 흩어져 살다보니 모이기 힘들었던 것. 4형제 스코어는 김 감독이 70대 스코어를 쳤고, 나머지 형제들은 80대, 90대, 100대 스코어까지 다양했다.

그의 홀인원 스토리는 다소 싱겁다. 강원 횡성의 성우리조트의 스키장 슬로프에 만들어 놓은 9홀짜리 퍼블릭 골프장에서 탁구계 선배 윤길중 감독과 둘만의 라운드에서 기록했다. 당시 윤 감독은 현대시멘트팀 감독을 맡고 있었는데 계열사인 이 리조트에서 팀이 연습을 하던 때였다. 아침 일찍 코스를 돌았는데 멤버를 채우지 못해 둘만 나갔다. 김 감독은 3번홀(파3·130야드)에서 피칭 웨지로 친 공이 3단 그린 맨 뒤에 꽂힌 핀을 향해가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홀이 보이질 않았기에 그린을 넘긴 줄로만 알았다. 그린에 올라가서야 홀로 들어간 공을 확인했다. 그러나 둘만의 라운드였고, 9홀짜리 퍼블릭코스여서 홀인원을 하고도 큰 감흥도 받지 못했던 것.

그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250m 정도를 보낸다. 하지만 그의 스코어를 만드는 '일등 공신'은 아이언 샷이다. 6번 아이언으로 175m를 빨랫줄처럼 똑바로 정확히 보낸다. 숏 게임과 퍼팅도 잘해 요즘 10번 중 8번은 70대 스코어를 기록하는 국내 탁구계의 '골프황제'로 통한다. 비결은 뛰어난 '손 감각'에다 타고난 집중력 덕분. 그는 연습장에서도 공 하나 치는 데도 건성으로 치질 않는다. 남들은 30분도 안 돼 100개를 치지만 그는 1시간도 더 걸릴 때가 많다. 몇개를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원하는 샷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 연습은 주로 가볍게 몸 풀듯, 어프로치부터 가볍게 시작해 연습시간의 90%를 아이언에 치중한다.

그는 금메달리스트가 많은 '국가대표 선수회' 골프모임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메달리스트)을 땄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이 모임에는 배구 장윤창, 유도 김재엽, 마라톤 이봉주, 레슬링 박장순, 체조 여홍철, 축구 신태용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이 10팀(40명)이 나와 필드에서 친목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발족한 이 모임에서 김 감독은 첫 대회에서 73타, 지난 2월 올해 첫 모임에서도 76타를 기록해 메달리스트를 휩쓸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탁구라켓을 잡은 김 감독은 2004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2007년 대우증권 탁구팀 지휘봉을 잡았다. 4년4개월 만에 팀 첫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종별선수권과, SBS최강전 남녀 개인단식을 석권하는 등 실업 최강팀으로 끌어 올렸다. 선수시절 1998년 아시안게임 때 남자단식에서 세계랭킹 1, 2위를 준결승과 결승에서 물리친 것이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했다. 당시 결승전 상대는 세계 최강 중국의 공링후이와 1점을 따기 위해 32구까지 랠리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그는 "탁구 이전에 골프를 먼저 알았다면 프로골퍼가 됐을지도 모른다"며 골프가 좋다고 한다.

<자료출처 문화일보 글=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 사진=김낙중기자 >

  • 김부호(413) 2012.05.14 10:23

    고맙습니다,,,,]

    문선배님 바쁘셔서 올려달라 햇습니다ㅏㅏ 유익한 정보 되세요~~~

  • 방주환(276) 2012.05.14 18:07

    관리자님 (?)  감사합니다.  자주자주  올려주시기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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