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 敵은 힘으로 도전 … 자유세계는 전쟁 선택


미군의 안내로 포로수용소로 가는 북한군 포로들.[출처: War In Korea]

 



소련의 지시를 받는 동양인들은 1950년 6월부터 12월까지의 기간에 우리에게 일련의 뼈아픈 패배들을 안겨줌으로써 그들의 실체에 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줬다. 그들은 우리를 수적으로 압도했다. 또한 중국인이든 북한인이든 간에 매우 효율적으로 탱크를 운전하고, 박격포를 쏘며, 기관총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구나 동양의 적은 미 육군이 필요로 하는 물품의 5분의 1 정도만
갖고도 전투를 할 수 있다.

적은 미군에 비해 행정병의 비율이 낮다. 행정사무보다는 피나는 전투와 사격에 필요한 장병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적의 의무부대는 원시적이다.
그러나 그들은 궁핍과 불결함에 강인한 인내력을 보였다. 놀라울 정도로 많은 수의 중공군과 북한인들이 간단한 영어를 구사했다. 이들은 사망한 우리 장병들의 군복을 빼앗아 입고, 마치 우리 동료인 것처럼 행세했다. 또 다른 적들은 우리에게 영어로 “medic(위생병)”이라고 소리쳐 우리로 하여금 진지를 노출시키도록
하는 술수도 구사했다.

공산주의자들은 미군의 장비를 포획하는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
이들은 본국으로부터의 보급품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에게서 노획한 물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또 적들은 진군하면서 식량과 서비스 등 필요한 물자의 대부분을 현지에서 징발해 썼다. 현지 주민에게 탄약운반을 시키고 요리도 시켰다.

중공과 북한의 독재체제가 만들어낸 가장 큰 성과는 아마 장교들의 질일 것이다. 그들에 대한 철저한 정치적 주입교육이 성과를 거뒀음에 틀림없다. 5년이라는
정치적인 세뇌교육은 북한군 장교들을 지적 판단 장애자로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나는 부산 미군기지에서 북한군 포로와 대화를 나누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부상을 입은 장교였다.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생포됐을 때 의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의지로는 투항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는 조국통일을 위해서 싸우는 정의로운 일을 한다고 확신했었고, 남조선 인민들이 핍박받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내게 듣기 좋은 소리를 한다고 그랬는지 몰라도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남조선 동무들과 대화를 해 보니, 우리가 받은 교육은 모두 진실이 아니라고
믿게 됐습니다. 나는 아직도 전투를 벌이고 있는 동지들을 불쌍하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진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런 세뇌는 아직 북한군 병사들에게까지 완전히 공유되고 있지는 않다.
많은 북한군 병사는 투항했다. 중공군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에게 투항한 중공군들은 우리식 계급으로 하자면, 상병 이상의 계급을 가진 자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특이했다. 중공군들은 최고의 훈련을 받았음은 물론, 최고의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이 보유한 많은 군 장비는 미국제품이었다.

우리는 산악지대에서 병력 수에서 크게 밀리면, 공군력과 야포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심지어 공군의 충분한 지원을 받고 미국 최고의 장비로 무장한 미 해병들도 나팔 불고 울부짖으며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벼드는 엄청난 규모의 중공군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중공군 ‘8개 전투수행 규칙’의 하나는 포로를 잘 대우해 주라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승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공산주의 이론이다. 때때로 중공군은 아군 포로들을 상징적으로 석방했다. 그러나 중공군의 포로에 대한 대우가
그들이 천성적으로 온화한 마음씨를 가졌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하나의 전술이다. 야수적인 행동이 목적에 더 도움이 됐을 때, 중공군은 주저 없이 그렇게 행동했다.

북한군들은 점령지역 주민들에게 완전한 공산주의 통치를 실시했다.
그들의 경찰국가적 통치기술은 내가 폴란드에서 본 것보다 훨씬 잔인했다.
북한군은 한국에서 크게 서두르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그들은 한국인들이
개인적 자유를 경험한 기간이 짧기 때문에 독재로 회귀한다 하더라도
그다지 큰 저항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식량을 정치적인 무기로 사용했다.
또한 과거 미국과 협력했던 모든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테러를 감행했다.
‘친미주의자’로 분류된 수천 명의 인사를 투옥했고, 전 재산을 몰수했다. 서울의 신문들은 친미적이라는 이유로 그 시설이 압수돼 공산화 목표를 위해 이용됐다.

북한의 한국 내 주요 도시 인수 방식도 어디나 같았다. 행정조직은 평양에서
미리 구성해 점령 즉시 시장 및 주요 간부를 포함한 모든 요직을 북한으로부터
신임받는 밀사들로 채웠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을 결정적으로 인기 없게 만든
행위는 젊은이들을 북한군에 강제 징집하는 조치를 도입한 것이다.
그들은 한밤중에 총을 겨누고 일반 가옥이나 농가에 들어가서 한국의 젊은이들을 강제로 공산군 훈련소로 연행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수많은 북한 주민이 집에 앉아서 공산주의자들의 수탈과
강제징집을 당하느니 얼어붙은 강을 건너고 부서진 다리 위를 기어서 미군과
함께 남쪽으로 피란했다. 해군제독 도일은 흥남철수 당시, 해안교두보 흥남에서 도쿄로 무전을 쳤다. “본직이 관찰한 바로는 태울 배만 있다면, 북한에서
모든 주민을 빼내올 수 있음. 그들 거의 모두가 한국행을 바랐음.”

내가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1950년 5월 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다수의 한국 기자들이 공산주의자들의 선전을 얼마쯤은 믿었다. 그들은 비록
공산주의자들의 주도하에 통일이 되더라도 2개의 적대적인 나라로 분열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서울이 두 번째로 공산치하에 놓일
위협을 받고 있을 때, 나는 이들을 다시 만나보려고 했다. 그러나 벌써 남쪽으로 피란 대열에 끼어 서울을 떠나버렸기 때문에 못 만났다. 이들에게 공산치하에서의 체험은 1950년 6월부터 9월까지의 기간으로 충분했던 것 같았다.

지금은 최근 몇 달간의 한반도 사태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 무엇인지를
평가해 볼 좋은 때다. 여태껏 자유세계는 공산세계보다 우수한 무기와 기술을
보유하면 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산세계는
이런 무기들을 대부분 가졌고, 게다가 병력까지 갖췄다.

적들은 힘으로 도전함으로써, 자유세계로 하여금 전쟁이라는 불유쾌한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

다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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