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후퇴 · 피란민과 함께 南으로 … 특종을 잡다
라이트 대령의 전속부관으로부터 적의 공격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 막사 주변에 박격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재빨리 지프에 몸을 싣고 어두운 빗길을 뚫고 한강 인도교로 달렸다. 그때 오렌지색 불길 한 줄기가 하늘을 갈랐다. “어이구 큰일이야, 다리가 끊겼네.” 전속부관이 외쳤다. 한강 인도교가 폭파된 것이다. 나를 비롯한 미 군사고문단 일행 59명은 본부로 되돌아왔다.
장교들 사이에는 서둘러 빠져나가지 않으면 포로가 될 것이라는 극도의 심리적인 불안감이 팽배했다. 그러나 라이트 대령은 침착하게 위엄을 보이며 사태를 진정시켰다. “젊은 여기자 양반, 기사 송고를 못할까 봐 두려운 것이지요?” 실제로 나는 도쿄에서 함께 온 세 명의 남자 특파원이 수원에 먼저 도착해서 기사를 송고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는 내게 제안했다. “보세요. 여기 통신트럭이 있잖아요. 기사를 짧게 쓰면 당신 메시지를 송출해 보도록 할게요.” 정지해 있는 우리 차량대열 옆으로 한국 군인들의 긴 후퇴 행렬이 끊임없이 계속됐다. 한국 군인들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새벽 안개 속에서 짙은 남색 스커트, 꽃무늬 블라우스, 연한 청색 스웨터를 입은 내가 그들에게는 특이한 존재로 보였던 모양이다. 기사 전송을 못해 낙담할 겨를도 없이 벌써 적의 포가 우리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나룻배로 어렵사리 강을 건넜다. 그 후 산길을 따라 수원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우리는 일렬종대로 거대한 피란민 대열에 합류했다. 나는 몸이 원기를 잃어서 일행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고는 깜짝 놀랐다. 은빛 전투기들이 다가와서 공중곡예를 다리가 폭파되는 바람에 두 명이 부상당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날 나는 동료들과 기사 송고가 가능한 일본 이타즈케 공군기지로 되돌아갔다. 비행기로 그곳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당시 한강을 건너 서울을 벗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를 알게 됐다. 우리가 한강을 건너던 바로 그 시간쯤 많은 외국인이 적에게 체포됐다고 들었다. 수원공항의 활주로에는 맥아더 사령관의 그 유명한 전용기 ‘바탄’이 착륙해 있었다. 맥아더는 지프 편으로 한강을 시찰하러 갔다가 비행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 나는 바람이 세찬 활주로 옆에서 몸을 웅크리고 그의 방문에 관한 긴급 기사를 타이핑하고 있었다. 그는 금실로 필리핀의 바탄섬 모양을 수놓은 모자를 쓰고, 컬러 부분을 열어 놓은 셔츠 위에 여름용 황갈색 군복을 입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그가 폼 잡기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하지만, 내가 아는 한 그는 그러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 미국 정부가 맥아더를 한국에 보낸 것은 한국을 구원하는 데 트루먼 대통령은 한반도를 포기한다는 기존의 결정을 번복해 이제는 한국군 장병들은 신체 조건이 좋습니다. 솔선수범하는 지휘관이 있으면 전의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내게 2개 사단만 주어지면, 한국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의 측근 지휘관들의 건의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는 그들이 아직도 “도쿄에 도착하는 순간 트루먼 대통령에게 한국에 2개 사단을 파병해주도록 건의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나의 건의를 수용할지는 알 수 없군요.” 다음 계속 |
2013.07.09 10:08
하긴스의 6.25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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