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261 댓글 3

                ** 네명의 아내를 둔 남자 **

 

 

명의 아내를 둔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첫째를 너무 사랑하여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이니 만큼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아주 든든한 성(城) 과도 같습니다.

셋째는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합니다.


                           

 

어느 때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
"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 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넷째는 말합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부인만을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잡아함경(雜阿含經) 에 나오는 이 이야기의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들은 "살면서 버릴 수 없는 네 가지"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첫째 아내는 육체를 비유합니다. 육체가 곧 나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지만
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합니다.
든든하기가 성과 같았던 재물도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입니다. 마음이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던

이들도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끝까지 함께 가 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를 잊어버릴 것이니까요.

 

넷째 아내는 바로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별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궂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 죽을 때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마음뿐입니다. 어두운 땅속 밑이든 서방정토든 지옥의 끓는 불 속이든
마음이 앞장서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자갈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고 선과 덕을 쌓으며 걸어가던 길이
밝고 환한 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환한 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을 짓느냐가
죽고 난 뒤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 이선해(600) 2012.07.26 10:12
    고귀한 글 감사합니다...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 심재철(434) 2012.07.26 15:04
    좋으글 잘 읽었습니다....
  • 임성혁(240) 2012.08.13 09:51
    주계님. 그러니 덕을 많이 쌓으세요.ㅎㅎㅎㅎㅎㅎㅎ

  1.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Date2012.08.01 By심재철(434) Views1356
    Read More
  2. 도둑 ^.^

    Date2012.07.31 By유응렬(340기) Views1539
    Read More
  3. 전달하였습니다

    Date2012.07.30 By김부호(413) Views1270
    Read More
  4. 남편의 방귀

    Date2012.07.28 By유응렬(340기) Views2128
    Read More
  5. 끝말잇기~~~

    Date2012.07.27 By석창현(622) Views1541
    Read More
  6. 상주와 개

    Date2012.07.26 By유응렬(340기) Views989
    Read More
  7. 끝 말 있 기 ~~~~

    Date2012.07.25 By김부호(413) Views1950
    Read More
  8. 시아주버님 안녕하세요!

    Date2012.07.25 By유응렬(340기) Views1187
    Read More
  9. ** 네명의 아내를 둔 남자 **

    Date2012.07.25 By김인규(245) Views1261
    Read More
  10. 벙커가 싫은 다섯가지 이유....

    Date2012.07.24 By유응렬(340기) Views1107
    Read More
  11. 염라대왕도 남자다

    Date2012.07.24 By김인규(245) Views976
    Read More
  12. 8월 전투 !!! 필독

    Date2012.07.24 By김부호(413) Views1821
    Read More
  13. 비오는 날에는.....

    Date2012.07.23 By김인규(245) Views1286
    Read More
  14. 조경하시는 선후배님 ~~

    Date2012.07.20 By김부호(413) Views1566
    Read More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

    Date2012.07.19 By유응렬(340기) Views1884
    Read More
  16. 추억의 영화

    Date2012.07.19 By김인규(245) Views1062
    Read More
  17. 월남 패망의 원인

    Date2012.07.19 By윤구로(260) Views863
    Read More
  18. 김지미와 나훈아의 15년만의 만남,,,,

    Date2012.07.18 By유응렬(340기) Views1414
    Read More
  19. 창설이후 최초로 미국 본토 전지훈련에 참가...

    Date2012.07.12 By백광욱(354) Views1126
    Read More
  20. 해병대 여름캠프...

    Date2012.07.12 By백광욱(354) Views160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02 Next
/ 10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