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을 모두 분가 시키고
단 둘이서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는 데
왕년에 한 가락하던 남편은
은퇴하여 늙은 백수 건달이 된 뒤로는
별로 할 일이 없어서
허구 헌날 집에 처 박혀 있 거나
근처공원으로 산책이나 하는 것이
고작이 지만~!!
이제까지 위세 당당했던 남편그늘에서
죽어 지내던 마누라는
매일같이 교회 모임이다,
동창 모임이다 계 모임이다 하며,
밖으로 나다니고 한 번 나갔다 하면,
제 세상 만난 듯이 쏘다녀서
남편은 완전히 집 지킴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마누라가 외출할 때마다
집을 나서면서 남편에게
항상 호기 있게 신신 당부하는 말이
"까불 지 말라" 다.
그러 지 않아도 주눅이 들어 있는 남편에게
이런 [사가지] 없는 마누라가
어디 있단 말인 가..?
원 세상에 기가 막혀서...
그러나 그 내용을 알고 보면
그렇게 [사가지] 없는 말은 아니다..
* 까: 가스 조심하고
(가스 스위치 열어 놓고 깜빡 하기 잘하니)
* 불: 조심하고
(혼자 집 지키다가 불 내면 큰 일이니까)
* 지: 지퍼 단단히 잠그고
(바지 지퍼 열고 다니는 백수들이 많으니)
* 말: 말조심하고
(친구들과 말 한 마디 때문에 다투는 일이 잦으니)
* 라: 라면 끓여서 점심 드시라
(혼자 놔 두면, 곧 잘 점심을 거르니)
나이를 먹으면
정말 "까불 지 말라"
그래서 생긴 말이라 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