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70 댓글 6
4년 전 
크게 부도 맞고 재기할 기력도 없을 때
쌀 사주는 친구 놈 
몰래 돈 봉투 놓고 가는 친구 놈들 덕분에

공장 팔고 가진 것 다 팔아 
제 회사에 납품하던 하청 업체 피해 하나 입히지 않고
나라에 폐 끼친 것 없이
이제 아주 조금 고개 치켜들고 있습니다.

선배님들 훈련, 실무 생활에 비하면 감히 비할 수 없겠습니다만,
나름대로 해병대 정신 뼛속 깊이 각인하여 나온지라
무너지지 않고 이렇게 선배님들 뵙게 되었습니다.

고의로 몇백억 부도내며 도망간 자 원망하며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가 한탄도 많이 하고 
세상에 대한 적개심으로 인해 일을 처리함에
무분별하였으나,
아래 올려놓은 시 한편이
마음을 많이 다스리게 하였습니다.

종교적인 편향을 떠나
법정스님의 글을 애독하였으나,
종교적 소양의 유무를 불문하고 함민복이라는 시인의 
글은 참 많은것을 생각하게 해 주는 듯 하여
기합빠진 521기 
선배님들 허락도 득하지 아니하고
공유하고자 올려봅니다.

야동은 제가 재주가 없어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하는터라 올리지 못함을 용서하여 주시고,

지난 5년의 실정에 많은 상처 입으신 선 후배님들께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욕 해봐야 스스로만 더 열받게 되는것 같습니다.

영종도 스카이72 락커 문앞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이곳에 계신 당신은 그래도 남들보다는 조금 살만하다 여겨지는 분입니다."
글을 정확히 올렸는지 모르겠으나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제목 :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 한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분위기 파악 못했다 질책하시면 얼른 내리겠습니다...

편한 저녁과 주말 보내십시오.

~~~필   승~~~

  • 김승영 2008.02.02 10:29
    마음에 와닿는글 이군요...
    아침에 숙연해집니다..
    야동은 제가 올릴께요^^
    즐거운 주말되시길~~~~
  • 김부호 2008.02.02 10:39
    즐거운 하루하루 되시고,, 다시한번 돌이켜 생각해봅니다,,,,,,
  • 임성혁 2008.02.02 14:11
    신 효섭 후배님. 좋은 글 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부도 맞아 실의에 잠기고. 배신당해 고통을 이기지 못한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또한 해병 정신으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해병 입니다. 3월 정모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 정복석 2008.02.03 09:29
    후배님 존경합니다.
  • 김기원 2008.02.04 14:16
    신후배!! 정말 좋은 글입니다..나도 10년전에 나름데로..고교선배님한테 선b/l줫다가 튀는 바람에 빵에도 가보구..지금은 다 잊고 다 용서 햇답니다..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면 그것이 행복이겟지요..
  • 신효섭 2008.02.04 19:52
    하늘같은 선배님께서 까마득한 후배에게 너무 과찬이십니다. 제주도에서는 잠시 잠깐 인사 올렸었는데 3월에 꼭 뵙도록 하겠습니다. 명절 즐거이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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