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3 14:44

친구를 보내며.....

조회 수 424 댓글 9
토요일 낮 1시경에 강남성모병원에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입원중인 친구에게 밥 잘먹고 있냐고 전화했더니 오늘따라 유난히 밥이 맛있다고 하여 상태가 호전되는가 보다 생각하고 오후 4시경에 문병간다고 약속해놓고, 헬쓰크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문병가기 위하여 웃을 갈아 입는데 친구 와이프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첫 마디가 "그사람 금방 저세상으로 갔어요"라고....
하늘이 노랗다. 
발병 4개월만에 하느님의 품으로 달려가버렸다.
이렇게 허무하게 갈라고 그리 열심히 살았더냐. 나이 50이 뭐가 많다고 벌써 간단말이냐.
오래오래 벽에 똥칠할때 까지 살거라며 그렇게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러더니........

3일뒤면 아니 오늘 기준으로 내일이면 동생의 골수를 이식받으려고 수술일정까지 잡혀있는데......
사망원인은 배를 열어봐야 알겠지만 폐나 간쪽에서 합병증을 일으킨것 같다고......

친구의 아이들과 내 마누라를 데리고 강남성모병원에 도착하니 그때까지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이지만 아이들에게 흰천에 덮혀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병원측의 배려로 호흡기를 달았단다. 물론 산소호흡기의 기능은 없지만.....
마누라와 친구아이들 제수씨 나 이렇게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다.

퇴원수속을 다 마치고 친구를 안양중앙성당 부활의집 장례식장으로 옮기고.....
우리 성당 신자들에게 급히 문자를 돌려서 친구의 영면소식을 알리고 ....

일요일 염습과 입관을 마치고..
친구들과 가족들은 눈물과 콧물로 얼룩진 얼굴이었지만 친구의 얼굴은 평안함 그 자체였습니다.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것이라는 것을 알면서 빨리 일어나라는 절규는 공허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떠나보냈습니다.

존경하는 선 후배님
나이 40-50대에 목숨줄을 놓으면 천하에 몹쓸놈(선배님께는 죄송합니다) 됩니다.
나 죽은 것은 괜찮은데 남아있는 식구들 한순간에 선장잃은 배가 되어버립니다.
친구 와이프도 제일 먼저 걱정하는 것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걱정입니다.
모든 금전적 수입과 정신적인 지주가 한순간에 사라졌으니 당연한 걱정이겠지요
내가 죽는다면 남아 있는 식구들 참 어렵게 될 것입니다. 다만 남겨진 재산이라도 풍부하다면 예외겠지만요
건강관리 잘하시고 절대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항상 즐겁게 사십시요..
그것이 어디 쉽겠습니까만 그래도 즐겁게 살자고 한다면 가능할것입니다.

건강하십시요..
  • 정복석 2009.07.14 09:30
    타잔.무더운날씨에 고생이많을걸로믿네.식구들모두 건강하시겠지.
    화영아.내가 갑자기하고싶은말은 골프동호회와관련이없는이야기는 가는한 콤퓨터에 올리지말았으면 좋겠다.좋은이야기도많은데말일세.
  • 박현택 2009.07.14 09:37
    나하고 통화할때가 이런일이 있었네...마음 추수리지 못하게 이것저것 물어봐서 미안하다....연락해..한잔하자..
  • 김영달 2009.07.14 09:39
    형님이 고생이 많습니다.
  • 신효섭 2009.07.14 09:41
    예전 학교 다닐때 시조에 담겨있는 함축된의미가 좋아 머리 속 메모리 칩에 넣어 두었던 한 시조가 생각납니다.
    海中秋色晩 孤雁帶序行 生死惟天命 俄誰問死生 뜻은 대략 이러합니다.. 바다에 가을색이 드리워지고, 외로운 기러기 떼를지어 날아가는데, 삶과 죽음이 하늘의 뜻이거늘, 어찌 누가 삶과 죽을을 물으리요.. 제가 아주 어릴적 제 선친께서 돌아가신 후 아비없는 자식이란 있는 듯 없는듯한 멸시를 받았었습니다.. 그것도 제 외갓쪽 인척들로부터.. 우리 후배님들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른 아침 운동하러갈때 제발 과속하지 마시고 30분 일찍 나오셔서 천천히 차 몰고 가세요.. 본인이야 저세상으로가면 뭘 알겠습니까만, 남겨진 가족은 그 삶이 절대 녹녹치 않게 됩니다.. 조선배님 친구분 좋은곳 가시기 바랍니다... 내일 다행히 비가 안온다하니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임성혁 2009.07.14 09:57
    조후배. 무어라할말이 없네. 항상 본인건강도 잘 챙기고 낙천적으로 생활하기 바라오.
  • 심재철 2009.07.14 10:14
    타잔! 고생 했네....친구 와이프와 아이들에게 용기 잃지않게 많이 위로 해 주게.......
  • 조화형 2009.07.14 10:39
    예 알겠습니다. 이제 글 안올릴랍니다.
  • 정복석 2009.07.14 10:57
    화영아.오해하지말고 요즘다들 경기가좋지않는시기에 동호회 회원님께 조금이나마 힘이될수있는. 말 .그런것들 그런뜻에서 몇자올렸다.
  • 신을식 2009.07.14 15:42
    사람의 인생과 삶에 관여한 일을 하는 저로써는 정말 남일 같지가 않습니다. 남겨진 배우자,자식분들 그리고 친구 분들 정말 힘드실거라 생각합니다.
    친구분이 부디 좋은곳에서 편안한 안식을 찾으셨으면 합니다. 필승!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3 더우신 해병님들은 양평으로 나오세요^ 5 오충균 2009.07.05 851
762 필승! 편히주무셨습니까?! 4 신을식 2009.07.06 652
761 편안한 수요일 되십시요... 3 이선해 2009.07.08 560
760 필승! 비가무지하게 오는 아침입니다~! 5 신을식 2009.07.09 468
759 을식아~~ 6 김승영 2009.07.10 424
758 필승! 편히주무셨습니까?! 3 신을식 2009.07.13 861
757 현재까지 멎진 날씨.... 4 이선해 2009.07.13 571
» 친구를 보내며..... 9 조화형 2009.07.13 424
755 필승! 하늘에 구멍났습니다! 1 신을식 2009.07.14 480
754 영달아~~ 3 김승영 2009.07.15 500
753 날씨가 기가막힙니다~!! 4 신을식 2009.07.15 620
752 필승! 편히주무셨습니까?! 2 신을식 2009.07.16 416
751 631기 김영달씨 아내입니다. 11 김영달 2009.07.16 785
750 필승! 편히주무셨습니까?! 4 신을식 2009.07.20 546
749 필승! 편히주무셨습니까?! 8 신을식 2009.07.21 573
748 필승! 편히주무셨습니까?! 3 신을식 2009.07.22 813
747 인원점검 회원게시판에 8 김부호 2009.07.22 407
746 필승! 편히주무셨습니까?! 2 신을식 2009.07.27 427
745 배고픔이 열정의 근간인가? 5 이선해 2009.07.28 725
744 필~씅!! 참으로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5 박용기 2009.07.28 550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02 Next
/ 10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