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5 09:51

입영전...제 2 탄

조회 수 1067 댓글 8
전 해병대에 가려고 마음먹고 지원한 케이스가 아니라 어쩔수 없이 가게 되었습니다.ㅋㅋㅋ

고등학교는 한양공고 자동차과를 졸업했으며, 취업 나갔다가 더러워서 벼락치기 공부를 해서 구미에 있는
금오공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기랄 검은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교재들이 무슨 한글은 별로 없고 한자와 영어로 도배를 해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인천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항공기계를 전공하였습니다.
학과 특성상 90% 이상이 공군이 아니면 육군 항공대로 입대를 하거나 장교로 지원을 하게 됩니다.

80년대 마지막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면서 꽃병도 날려보고 최루탄도 많이 맡으며 안주 하나없이 막걸리를
마시며 시국을 논하기도 하면서 눈물도 흘려 보기도 했었습니다.

친구들이 하나둘 군에 입대를 했었지만 전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를 하게 되어 또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비록 선거에서 낙선을 하게 되었지만 많은 것을 배운 계기도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친구들은 거의가 다 입대를 하였고 복학시기를 맞추어 보니 저도 빨리 입대를 해야 맞출수 있겠더군요.
(그당시 공군이 35개월인가 36개월인가 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음해 90년 가을에 후암동으로 가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진것은 태권도 3단 자격증과 고등학교때 취득한 자격증 3개...ㅋㅋㅋ

체격은 제가 제일 외소하더군요.
하나같이 만만해 보이는 놈들이 하나도 없어서 이거 합격이라도 할수 있으려나 걱정도 되었습니다.
체력검정을 통과후에 면접을 볼때 다른 놈들 보다 조금 튀면서 똘똘하게(제 생각입니다.ㅋㅋㅋ) 했더니
합격자 명단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10월11일에 포항 서문을 통과하여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보이는건 모두 빨간색만 보여서 무슨 빨갱이 소굴에 들어온줄 착각할 정도 였습니다.
부모님과 헤어지면서 집합하라는 DI의 목소리에 줄을 서서 훈단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씨부럴 DI 들은 부모님들의 눈에서 멀어지자 마자 오리걸음. 대가리 박기 등등 엄청
괴롭히더군요.

도착한 곳은 신병 3대대.
신병 1,2 대대로 운영하다 처음 으로 신병 3대대가 생기면서 저희 기수 653기가 3대대 첫 기수가 된 것입니다.
DI들은 각 신병 1,2 대대와 하후 대대에서 꼴통으로 소문난 교관들이었습니다.
(생각나는 교관들이 임 길호 중사.김 완택 중사, 송 영철 중사, 미친개 정 용수 소대장, 이 영호 하사,
성 선모 하사, 기타 등등...)

3일간은 가입소가 끝나고 제가 속한 소대는 7중대 2소대 41번
(저희 동기 김 성우도 7중대였는데 키가 고만고만해서 항상 뒷줄에서 놀았습니다.
단, 정 수구 이녀석은 키가 커서 키 작은 동기들의 고통을 모르는 녀석입니다.ㅋㅋㅋ
이 선해 선배님도 많이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보급품이 부족해서 선임들이 훈련 갔다 오면 받아서 쓰곤 했습니다.
츄라이도 다른 대대는 쇠추랴이인데 저희 대대는 4백자,5백자 선임들이 쓰시던 노란,초록,파란 뿔 추랴이.
찌든 기름덩어리들이 달라붙어 있어서 수저로 긇어내면 한숟가락은 나오더군요.ㅋㅋㅋ

처음으로 지급받은 진짜 소총 M16 소총.
제가 키가 조금 작다 보니 구보 할때나 이동 할때마다 엄청 거추장 스럽더군요.ㅋㅋ

저녁마다 꼬투리를 잡아서 훈병들을 괴롭히는 DI들이 정말 죽이고 싶었습니다.^^
신병 3대대엔 6중대와 7중대가 있었는데 항상 6중대가 먼저 가고 그다음 7중대 그러다 보니 저를 포함한(김 성우)
키가 작은 동기들은 항상 뛸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지금도 뛰는게 싫습니다.ㅋㅋ

선배님들은 더 힘든 과정을 거쳐 오셨겠지만 후배들인 저희도 나름 꽤 힘들었습니다.ㅋㅋㅋ
한번은 훈단에서 있었던 일인데 지랄 같은 아니 장난끼가 많은 DI 로 인해서 3대대 전체가 뒤집어 진적이
있었습니다.

순검이 끝난후 화장실(야외 화장실 사용.실내는 사용 금지)에서 동기들과 볼일을 본후 열을 맞추어
담배를 피우게 되었습니다.
어둡고 깜깜한 밤이라 팔각모와 빨간 추리닝 그리고 소대와 번호가 붙어 있는 인식표로 동기라는걸
알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그중 한명이 DI 욕을 하는 겁니다.
"야 미친개 정 용수 어떠냐"
"좆 같다.진짜 미친개 보다 더한 개새끼다"
"그 새끼도 좆 같지만 얼굴에 한칼 맞은 김 완택이도 똑 같은 새끼다"

그렇게 담배 한대를 필 동안 DI 들을 엄청 씹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런데...

이런 제기랄...
그자리에 김 완택, 정 용수, 소대장이 훈병들 체육복으로 갈아 입고서 우리와 같이 있었던 겁니다.

매일 하이바를 눌러 쓰고 입만 보다 보니 실물을 그것도 밤에 알아 볼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날 그자리에 있던 동기들 전부와 괜히 잠자고 있던 동기들 모두 일어나 야간 빰빠레를 했었던
기억도 남니다.( 쥑일 넘의 소대장들...ㅋㅋㅋ)

세숫대야에 똥물을 떠와서 한 숟가락씩 먹이질 않나, 거침하면 밥을 굷기질 않나, 어이없는 꼬투리로 괴럽히질 않나,
억울하게 맞아서 순검 끝나고 화장실에서 몰래 흘렸던 눈물.^^
지금 생각해 보면 즐거운 훈단의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빨간 명찰을 달던 그 날! 그렇게 수료를 하고 동기들과 눈물의 작별을 고하고
전 특과병으로 후반기 교육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훈단에서 그렇게 괴롭히던 정 용수 소대장과 통화를 했는데 현재 은평 경찰서 과학 수사대에 근무를
하고 계시는데 첫 마디가 " 너도 나 한테 많이 맞았냐?" ㅋㅋㅋ

지은 죄가 있는지 맞은 사람은 찾아 오지 말라고 농담 하시더군요.
수구야~,성우야~~~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지...ㅋㅋㅋ

3편 부터 진짜 좌충우돌 후반기 교육 시절과 실무 생활을 올려 보겠습니다.
오늘 많이 춥습니다.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도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이상 필씅~!

  • 박창수 2012.01.05 10:16
    재미있습니다.계속 열독하겠습니다.
  • 이선해 2012.01.05 10:43
    ㅎㅎ 그 기억이 하고 싶어? 난 다 지웠는데...ㅋㅋ
  • 임성혁 2012.01.05 11:06
    강덕후배? 사람이 처음격는건 모두 힙든것같아. 그래도 해병대나오니 얼마나좋냐???ㅎㅎㅎㅎ
    추억이 넘 많찬아. 해병대얘기. 골프얘기는 밤새워서도한다.ㅎㅎㅎㅎ 그래서 해골동이 좋은거아냐???
    암튼 인생의 세월이 다르긴해도 추억이새롭다.ㅎㅎㅎㅎ
  • 방주환 2012.01.05 11:36
    즐겁게 읽었습니다. 나도 M1 소총 개머리판이 종아리를 때리던 기억. 상남갈때. 백암지 갈때 구보하면 맨날 뒤에서 뛰니 앞에놈은 걸어가도 난 구보로..
    공감합니다...
  • 오충균 2012.01.06 06:52
    ㅋㅋㅋㅋ추억이 새롭다
    우리땐 어느놈이 수통에도 소변본게 걸려서 변소에 있는 오줌통 내무반으로 가져와
  • 오충균 2012.01.06 06:53
    알철모로 받아먹었다 ㅠㅠㅠㅠ
  • 김부호 2012.01.06 09:30
    ㅎㅎㅎㅎㅎ 다시가자 해병대~~~~
  • 박종열 2012.01.06 14:09
    강덕아 돈벌 생각만 열심히 해야 하지않을까~~~~그래야 공친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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