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
금슬 좋은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성실하고 너그러웠으며,
아내는 온화하고 지헤로웠다.
특히,
아내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남편은
늘 아내의 따뜻한 마음씨와 지혜로움에
대해 칭찬하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사실 아내는
남편의 그런 칭찬에 대해 다소 아쉽고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건,
남편이 자신을 사랑해서라기보다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잘 해 주고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편에게 아내가 아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이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 눈엔 내가 예쁘게 보일 때는 없나 봐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남편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자, 아내는 이내 후회했다.
행여 우려했던 대답을 듣게 될까 봐 겁이 났기
때문이다. 허지만 이어지는 남편의 대답은
부드럽고 다정했다.
"왜 없겠어!
당신이 샤워하고 나와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뒤로 넘길 때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
길을 걷다가 지쳐서 내 어깨에 살폿 기대는
모습은 또 얼마나 사랑스럽다고!
외식할 때,
옆 테이불 사람들이 우악스럽게 밥을 먹어도
당신만은 작게 한 입씩 떠서 얌전하게 먹는 모습,
그 절제되고 우아한 모습은 정말 예쁘지, 무엇보다
당신이 가장 예쁠 때가 언제인 줄 알아?
주말 저녁,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발그레 물든 두 볼과
반짝이는 두 눈으로 나와 마주 앉아 이야기할 때야,
그땐 정말이지 눈에 집어넣어도 안 아플 정도라고!"
남편의 대답에 아내는 얼굴을 붉히며 미소지었다.
그건 결혼 전,
남편이 처음으로 사랑을 고백했을
때의 바로 그 미소였다.
그녀는 언제까지나
당신만의 '여자'로 기억되길,
당신만의 '여자'로 칭찬받길,
당신만의 '여자'로 사랑받길,
원합니다.
윤선배님 잘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