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5전쟁이 준 교훈
· 자유를 지키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전진하는 미 육군 24보병사단 장병들. [출처: War In Korea]


만일 우리가 전투도 해보지 않고 아시아 본토를 공산주의자들에게 양보한다면, 이는 적의 힘을 엄청나게 강화시켜 줄 것이다. 이들에게 더욱 강력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군대를 양성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또 그들에게 동남아시아를 ‘해방시키는’ 풍부한 전리품들을 챙길 기회를 줄 것이다.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아시아에서 발을 뺀다면 소비에트 공산세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는 셈이다.

“당신네들의 동쪽 측면 보루는 이제 비교적 안정됐다. 자, 이제 서둘러 유럽에 집중하도록 해라.” 소비에트 공산세계에 이런 호의를 베풀면 유럽은 결국 망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도 미국이 순진하게 소비에트 독재체제들이 내부적으로 붕괴될 것이라고 수수방관한 채 기다린다면 전 세계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독재체제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런 모든 사태가 20년에서 50년이면 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공산주의자들이 통치하는 7개의 새로운 경찰국가를 관찰했다. 그런데 이들 독재국가들은 내부에서 붕괴될 가망이 없어 보인다. 현대 독재제제는 매스 커뮤니케이션을 독점하고, 인간의 마음을 거의 완전히 통제한다. 히틀러 제국의 붕괴는 오직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었다. 저항운동은 외부로부터 자유의 희망이 보일 때까지는 싹트지 않는 법이다.

옛날에 독재자들은 종속국가들과의 거리가 멀어 이동하는 데 며칠씩 걸렸으므로, 신민들에게 어느 정도 개인적인 창의력을 허용해 줘야만 했었다. 이렇게 조그만 자유가 있었기에 반란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는 다르다. 모스크바 당국은 장거리 전화로 동독을 통제하고 있다. 공산지배로부터의 아무리 미미한 이탈이라도 즉각 보고되고, 같은 속도로 신속하게 처벌이 가해진다.

이제 우리는 철저하게 대비해야만 한다. 우리는 정치적인 노력과 함께 군사적으로도 대비해야 한다. 우리는 정치적으로 다른 나라들을 도와야 한다. 그들에게 반공주의적 삶의 방식이 투쟁해서 얻을 만큼 가치 있는 것임을 느끼도록 해 줘야 한다. 그리고 세계 어디에서나 식민주의와 독재에 대항해 공동으로 투쟁해야 하며, 모든 동반자에게 고귀한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

시간은 우리 편이 되기 시작했다. 아시아의 공산주의자들은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인들은 모택동 공산주의자들이 장개석의 국민당보다 훨씬 더 악랄한 일을 저지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았다. 국민들이 굶어 죽는 곳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다. 기아는 절망을 낳고, 절망은 폭력을 낳고, 폭력은 경찰국가를 낳는다.

미국은 세계인들에게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소련과 그 위성국들의 새로운 독재체제와 함께하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행위들로 증명해 줘야 한다.

한편 6·25전쟁은 우리에게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우리는 기계로 사람을 더 이상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전방에서 전투 중인 우리 장교들은 본국에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1870년 독불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한 이유에 대한 독일군 장성의 다음 설명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사람들은 항상 물질적인 문제에 몰두해 왔었다. 그들은 적의 공격력을 가공할 만한 새로운 무기로 방어하면 분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이런 사고방식이 군의 정신상태를 파멸시켰다.”

우리는 국제적인 인내심 경연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공산주의자들은 우리가 자본주의적인 삶의 방식에 안주하고 온순하며 자기 수양이 부족하게 됐으므로 패배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에서 체류했던 북한군 대령은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타락을 한마디 말로 표현했다. “당신네 장병들은 따뜻한 물에 샤워하기를 갈망하고 있으니 패배하게 될 것입니다.”

모택동은 ‘중국혁명전쟁의 전략문제’라는 저술에서 비공산군의 지구력을 경멸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위대한 군의 육성이 지형·도로·보급물자·막사 시설에 따라 제약을 받는다는 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매우 신중하게 수용해야 한다. 이러한 제약들은 공산군에 있어서는 비공산군과는 다르게 적용돼야 한다. 공산군은 비공산군보다 더 큰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

나아가 그는 우리가 꼭 기억해 둬야 할 논평을 덧붙였다. “10년이 걸린 소련 혁명전쟁을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찌 그리 오래 걸렸느냐고 놀라워할지 모르나, 우리에게 그 정도의 기간은 서론에 지나지 않는다.”

확실히 미국인들은 안락함을 사랑한다. 그리고 너무도 많은 장병이 응석받이로 키워졌다. 마이캘리스 대령의 설명을 들어보자. “내가 부산에서 연대의 지휘를 맡았을 때 착잡했습니다.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장교들이 신임이었습니다. 병사들도 미숙했습니다. 더구나 우리 장병들은 참전하면서 별의별 것을 다 갖고 왔습니다. 바이올린, 반조 같은 악기도 있었으니까요. 북진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 연대에서 나온 잡동사니가 트럭 8대 분량이나 됐으니 그 규모를 짐작하실 겁니다. 평시 훈련에서 우리는 쓸모 없는 일에 열중했습니다. 정보와 교육은 강조했으나, 소총사격술·정찰·방어 진지 구축 등은 소홀히 했습니다. 오히려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안전하게 운전하는 방법, 전시채권 구입방법, 집에서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편지 쓰고 부치는 방법에 대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전쟁이 10년 이상이 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모택동에게는 10년이 서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긴장상태를 조성하는 것은 자유를 위협하는 것임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라는 관행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 우리는 군사독재체제가 되지 않고서도 소련에 대항하는 군사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6·25전쟁에서 공산주의자들은 비공산세계 안에 손쉬운 표적이 있다고 생각하면, 언제 어디라도 군사력에 호소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의 침략을 중지시킬 수 있도록 압도적인 군비와 정신적인 힘으로 무장해야만 한다. 한반도에서 우리는 준비하지 않은 전쟁을 치름으로써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또 승리는 많은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패배할 때 치러야 할 비용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하긴스의 6.25 5 편 고문/김인규(245) 2013.07.11 1831
102 하긴스의 6.25 6편 고문/김인규(245) 2013.07.15 1625
101 7월 전투 참가자 준수사항 ! 사무국장/오충균(413) 2013.07.15 1848
100 7월 전투마감 공지 2 경기위원장/정상화(478) 2013.07.15 1408
99 하긴스의 6.25 7편 고문/김인규(245) 2013.07.16 1651
98 하긴스의 6.25 8편 고문/김인규(245) 2013.07.19 1569
97 2013.8월 전투일정 공지! 사무국장/오충균(413) 2013.07.19 2243
96 히긴스의 6.25 - 09 죽음을 각오하고 지켜라 고문/김인규(245) 2013.07.22 2131
95 히긴스의 6.25 - 10 인천에서의 대담한 도박 고문/김인규(245) 2013.07.23 1907
94 히긴스의 6.25 - 11 우리의 동맹 힌국인들 고문/김인규(245) 2013.07.24 1744
93 인연따라 가는 인생 3 고문/김인규(245) 2013.07.24 1496
92 회사 사훈 1 고문/김인규(245) 2013.07.24 2871
91 히긴스의 6.25 - 12 중공군의 개입 고문/김인규(245) 2013.07.25 1901
90 히긴스의 6.25 - 13, 영웅적인 해병이야기 고문/김인규(245) 2013.07.26 2499
89 잃어버린 60초의 행복 1 운영위원/윤구로(260) 2013.07.29 1576
88 히긴스의 6.25 - 14, 적은 힘으로 도전 고문/김인규(245) 2013.08.01 1672
» 히긴스의 6.25 - 15, 6.25 전쟁이 준 교훈 고문/김인규(245) 2013.08.01 1647
86 히긴스의 또 다른 6.25 - 16, 미국이 종이호랑이 ?? 고문/김인규(245) 2013.08.05 1793
85 히긴스의 또 다른 6.25 - 17, 명석하고 매력적 VS 언론관계에 둔감 1 고문/김인규(245) 2013.08.05 4826
84 대청봉 정상! 3 file 사무국장/오충균(413) 2013.08.11 1385
Board Pagination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Next
/ 102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