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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에서 가장 유명한 골프 애호가는 누구일까. 골프인들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JP)를 첫 손가락에 꼽는다. 워낙 골프를 좋아하고 실력도 빼어나다. 1990년 골프를 통해 3당 합당을 만드는 등 ‘필드 정치’의 원조다. 골프를 치는 장면이 많이 노출되다 보니 주말 골퍼들 사이에서 ‘김종필 스윙(몸의 유연성이 떨어져 팔로만, 특히 몸통 전체를 돌려서 하는 스윙)’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음은 JP의 골프일화들이다.

김 전 총재는 충청도가 기반인 탓에 대전 유성이 고향인 프로골퍼 박세리에 대한 애정과 친분도 각별하다. 박세리가 특별 출전한 한 국내대회 행사에 JP가 참석했다. 특유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한 멘트가 ‘예술’이었다. “그래요 저 골프 좋아해요. 여기 기자들 안 왔나? 그래두 상관없어요. 저 골프 좋아 한다고 쓰세요. 박세리 선수가 골프를 통해 얼마나 국위를 선양했습니까. 그런 골프를 한다는데 뭐가 문제예요. 여기 있는 분들 모두 골프와 관련되신 분들이니까 제가 기분 좋게 건배 제의하겠습니다. 제가 ‘곤드레’ 하면 ‘만드레’하고 따라해 주세요.”

경기도의 A골프장은 보훈처가 주인이다. DJP연합으로 정권을 창출한 JP와 자민련이 보훈처를 통해 이 골프장의 실권을 장악했다. 골프대회를 열 때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대회장소인 골프장을 빌리는 것. JP와 친분 있는 국내 여러 골프인들이 JP의 지원사격을 통해 A골프장을 많이 애용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골프장에 JP 전용 목욕탕이 있었다는 사실(혹자는 지금도 있다고 한다). 이유는 모르지만 JP는 다른 사람과 함께 목욕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중목욕시설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 하지만 땀에 젖어 꼬질꼬질한 상태를 참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 전용 목욕탕이 생겼다는 것이다.

JP는 주변사람에게 자주 골프채를 나눠준다. 워낙에 오랫동안 한국 정계의 실력자이다 보니 이래저래 골프채를 많이 선물로 받는다. 되팔 수도 없고 주변에 인심 쓰기 딱 좋은 것이다. 수년전 일본의 한 세계적인 골프용품가가 JP에게 수천만원짜리 풀세트를 선물한 적이 있었다. 동봉한 편지에는 “당신은 세계 최고의 채를 쓸 자격이 있는 골퍼입니다”라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하필이면 그때 반일감정이 문제가 됐고, 주변에서 국산채를 쓰는 게 좋다고 해 JP가 직접 사용하지는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JP의 골프실력은? 한때 완벽한 싱글이었고, 고령(79)인 지금도 80대 스코어는 가볍게 칠 정도로 뛰어나다. 
  • 지양훈(398) 2013.01.22 13:26
    오랜만에 옛 정치스타이야기 재미있게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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